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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 생각 없이 봤는데, 계속 생각나더라 – 영화 나잇&데이

줄거리

비행기를 타기 직전, 한 여자가 이상한 남자를 만났다. 그게 다였다. 별 기대 없었다. 근데 이상하게... 또 마주쳤다. 그리고 그 순간부터, 인생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튀어버렸다.

그 남자, 좀 이상하긴 했다. 너무 잘생겼고, 너무 침착했고, 너무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다. 그러면서도, 자꾸 웃는다. 총알 날아다니는 와중에도.

영화 《나잇&데이(Knight and Day)》는 바로 이 두 사람,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를 상황에 휘말린 그들의 엉뚱한 여행을 그린다. 근데 이게... 이상하게 재밌다.

등장인물

톰 크루즈는 로이라는 이름의 정체불명 요원이고, 카메론 디아즈는 그냥 평범한 사람, 준이다.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었던 만남이 도망으로, 총격전으로, 추격으로 번진다.

근데 진짜 웃긴 건, 그 와중에도 이 둘이 계속 대화를 나눈다는 거다. 총알이 날아오는데도, “잠깐만, 지금 뭐라고 했어요?” “그거 진짜예요? 농담이에요?” 이런 식이다.

그게 이상하게 설득력 있다. 왜냐면… 나라도 그랬을 것 같거든. 현실 감각 놓치지 않는 여자와 현실을 초월해버린 남자의 조합. 둘이 붙어있을수록 더 웃기다.

이건 그냥 ‘액션’ 영화는 아니다

영화가 보여주는 건, 단지 폭발이나 총격이 아니다. 그보다는, 두 사람이 서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믿게 되는가다.

처음에 준은 로이를 믿지 않는다. 이상한 사람이다. 말도 안 통하고, 자기 마음대로고, 말은 친절한데… 상황은 점점 이상해진다.

근데 그렇게 이상한 상황을 계속 겪다 보면, 마음이 조금씩 기운다. 말보다는 행동, 그리고 그가 끝까지 자신을 지켜주려 했다는 거. 그걸 깨닫게 된다.

로이는 강한 사람처럼 보이지만, 준 앞에서는 사람처럼 보인다. 아마 그래서 더 마음이 간다. 강해서가 아니라, 버텨줘서.

그냥 편하게 웃고 싶을 때 보면 되는 영화

이 영화, 설명하기 참 애매하다. 액션이라고 하기엔 너무 웃기고, 코미디라고 하기엔 추격 장면이 멋지고, 로맨스라고 하기엔 분위기가 정신없다.

근데 딱 거기서 재미가 터진다. 이상한 조합인데, 묘하게 잘 어울린다. 유럽 도심에서 바이크 타고 도망치고, 알프스에서 총 쏘고, 갑자기 섬에서 눈 뜨고, 계속 뭐가 터지는데… 보는 내가 안 지친다.

그리고 어느새, 그 둘이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게 보인다. 말은 많이 안 해도, 눈빛에 다 담겨 있는 것 같았다.

리뷰

진지한 주제도 없고, 감동 코드도 억지로 없는데, 보고 나면 괜히 마음이 가벼워진다.

‘믿을 수 있을까?’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‘그래도 한 번 믿어볼까?’라는 느낌으로 끝난다.

세상에 믿기 어려운 일들이 많지만, 사람 하나쯤은 믿어보고 싶어지는 그런 영화다.

특별한 날 말고,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눕고 싶을 때. TV 켜고 뭐 볼까 하다가 멈춘 그 순간에, 이 영화 딱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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